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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기

2025.10.16. 간만에 방문한 학교와 여전히 어려운 내 렌즈

euangmang 2025. 10. 19. 15:39

날짜 : 2025년 10월 16일

바디 : FUJIFILM X-Pro3

렌즈 : FUJIFILM XF 27mm F2.8 R WR


모교라고도 할 수 있고

전적대학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에 방문했다.

큰 목적이 있던 것은 아니고,

학회가 광주에서 열려, 남는 시간에 들러보았다.

 

2025.10.16. FUJIFILM X-Pro3, XF 27mm F2.8 R WR

자리를 옮긴 지 이제 1년 하고도 2개월이 지나가고 있는데,

변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이것저것 변한 게 많다.

가지런히 뻗은 나무들과 푸른 잎은 여전하고,

여유 있고 널찍한 교내 시설은 변하지 않았다.

건물들 사이 간격이 넓어서 그런지

교내에 햇빛이 고루 퍼진다.

그래서 그런지 학생들 움직임에서 조급함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2025.10.16. FUJIFILM X-Pro3, XF 27mm F2.8 R WR

대운동장은 정말로 가릴 것 하나 없어서 간만에 눈이 시원하다.

서울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이 정도로 탁 트인 공간을 본 게 손에 꼽힌다.

여기서 생활했던 약 10년동안은 딱히 느끼지 못 했던 것들이

새삼 지금 와서 느낀다는 게, 사람의 느낌이라는 게 조금 간사하다는 생각도 든다.

2025.10.16. FUJIFLIM X-Pro3, XF 27mm F2.8 R WR

여전히 이 렌즈는 어렵다.

X-Pro3를 구매하면서 단렌즈 하나 딱 구매했던 것이

이 XF 27mm F2.8 R WR이었는데,

화각과 왜곡 등에 익숙해지는 게 여간 오래 걸린다.

 

환산하면 40mm 정도에 해당하는데,

항상 35mm, 50mm, 85~90mm만 사용했던 나는

여전히 제대로 못 다루는 걸 보면,

역시 아마추어 근처에도 들 수 없나보다.

2025.10.16. FUJIFILM X-Pro3, XF 27mm F2.8 R WR

특히 이렇게 사선에서 촬영할 경우,

수평을 맞추는 게 너무 어렵다.

아무리 잘 맞추고 찍었다 하더라도

막상 컴퓨터에서 결과를 크게 키워보면

어딘가 비뚤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보통 보정을 통해 수평을 맞추는데,

어떻게 조정을 해도 어딘가 비뚤어보인다.

 

어렵다.

2025.10.16. FUJIFLIM X-Pro3, XF 27mm F2.8 R WR

정면에서 촬영하는 건 이 화각뿐만 아니라

어떤 화각이라도 어느 정도 해볼만한데,

문제는 나의 경우 정면으로 촬영하는 경우보다

사선에서 촬영할 때가 더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극복해내지 않으면 안 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수평과 화각대를 제외하면 아주 만족스럽다.

물론 포커스를 맞출 때 모터 소음이 심각하긴 하지만,

나는 별 신경 안 쓴다.

경박단소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렌즈임은 틀림없다.

2025.10.16. FUJIFILM X-Pro3, XF 27mm F2.8 R WR

그냥 이 렌즈를 피하고 다른 화각대의 렌즈를 사용하면 되긴 하다.

누구에게나 본인에게 맞는 화각이 있을 것이고,

무조건 이 렌즈를 사용해야만 한다는 규칙은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X-Pro3와 이 렌즈를 구매한 이래로

좀처럼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담아내지 못 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계속 사용하는 이유는 별로 피하고 싶지 않아서다.

 

아주아주 사소한 일상만을 담아내는 나에게는

이 렌즈를 곧죽어도 사용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물과 내 실력을 불만족하면서 계속해서 사용하는 건,

피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다보면 언젠가 제대로 다룰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2025.10.16. FUJIFILM X-Pro3, XF 27mm F2.8 R WR

사실 몇 년째 계속 렌즈를 사용하면서 "불만"을 갖고 있다면

저런 생각도 지치기 마련일텐데, 난 별 타격이 없다.

그냥 큰 기대가 없는 목표였으니까.

 

그래, 목표를 "사용하다보면 언젠가 잘 다루겠지"라고 정하긴 했는데,

기한을 뚜렷하게 정하지도 않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보자라고 생각한 것도 아니어서

이렇게 큰 실망 없이 계속 이 렌즈를 시도하는 것 같다.

 

마치 큰 기대가 없다면 큰 실망도 없듯이.

옅은 기대감으로 매번 렌즈를 사용하고

사소한 불만으로 매번 결과를 바라본다.

이게 다 내가 사소한 취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활동을 해서 가능한 게 아닐까.

2025.10.16. FUJIFILM X-Pro3, XF 27mm F2.8 R WR

단점은 실력이 상승하지 않는다는 것이 있겠는데,

아무렴 어때...

실력 올리려고 사진 찍나?

그냥 찍는 거지...

뭐... 다음엔 개미 오줌만큼이라도 더 잘 찍게 되지 않을까.

 

학교 방문으로 시작해서 렌즈 사용으로 끝나는,

철저한 용두사미식 글 전개.